영어는 어디서부터 유래했을까? 영어의 역사 1편 : 고대영어 (Old English)
영어는 영국에서 사람들이 원래부터 사용하던 언어일 거라고 우리는 흔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국 즉 브리턴이라는 섬나라에서 원래부터 영어가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AD 43년 로마의 정복자 쥴리어스 시이저(Julius Caesar)가 유럽의 각 지역을 정복하면서 오늘날의 영국, 당시의 브리턴(Britain)섬도 정복해서 로마의 식민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이저가 브리턴섬을 정복했을 때 영어를 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켈트어(Celtics)를 사용하는 켈트(Celt)족이 살고 있었을 뿐이었는데요. 그들 중 가장 두드러진 부족은 브리턴(Briton)족이었습니다. 로마는 그후 약 350년 간 주둔군을 두어 켈트어를 사용하는 이 켈트족을 지배하게 됩니다.
영어(English)는 철자와 발음이 암시하고 있듯이 앵글스족(Angles)의 말이라는 뜻입니다. 앵글스족이 사용하던 언어가 바로 영어의 모체가 되는데요. 그렇다면 이 앵글스족은 누구일까요?
앵글스족은 게르만족의 일파로서 친족인 색슨족(Saxons), 쥬트족(Jutes), 프리시아족(Fricians) 등의 부족과 함께 오늘날의 독일 북부와 오늘날의 덴마크인 유틀란트 반도에 걸쳐 살고 있던 민족이었습니다.
이들은 5세기 경 추위와 심한 홍수로 연거푸 흉년을 맞이하게 되었고, 보다 온화한 기후와 기름진 땅을 찾아 남하하면서 막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난 켈트족의 영국 땅을 침략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AD 450년의 일이었고 영국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게르만족이 쳐들어오자 켈트족은 웨일즈(Wales)와 스코틀랜드(Scotland), 아일랜드(Ireland) 등지로 밀려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지역은 아직도 잉글랜드(England)와는 언어풍속이나 문화, 역사가 다소 다릅니다.
어쨌든 켈트족을 몰아낸 (후일 앵글로-색슨족이라 불리는) 게르만족은 브리턴섬 전역에 걸쳐 이 지역을 지배하면서 마치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처럼 켄트(Kent), 에섹스(Essex), 서섹스(Sussex), 웨섹스(Wessex), 노덤브리아(Northumbria), 이스트 앵글리아(East Anglia), 머시아(Mercia)로 이루어진 소위 ‘7공국(Heptarchy)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앵글로-색슨(Anglo-Saxon)족이 중심이 된 공통 혈통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들의 언어를 우리는 고대영어(Old English)라 부르며 이것이 오늘날 영어의 모체가 되게 됩니다.
고대영어 시기의 중요한 사건은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지방에 거주하던 바이킹(Viking)족들의 잦은 침략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고대영어는 혈통이 비슷한 스칸디나비아(Scandinavia)어의 어휘를 많이 차용하게 되었는데, they, their, them처럼 th가 들어가는 1음절 단어나, ski, skin, skirt, score, kindle처럼 sk나 k가 들어가는 단어, egg, get, give, wind, window처럼 g나 w가 들어가는 영어의 기초 단어들이 바로 스칸디나비아어에서 차용해 온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단어가 아니라 문장 차원으로 들어가면, 중세영어가 영어의 모습을 많이 갖춘 것에 비하면, 고대영어는 발음이나 문법, 어휘 등이 현재 영어와는 너무 다르며 이게 과연 영어였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낯섭니다.
고대영어는 노르만 정복기를 거치면서 영어가 불어의 영향을 받기 전의 영어라서 영어의 모체가 될지는 모르지만 완전 외국어의 느낌을 주는 별개의 언어라고 보면 됩니다.
이쯤에서 고대영어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고대영어의 맛을 한번 보도록 할까요?
고대영어로 씌어진 <베오울프>라는 유명한 서사시가 지금도 전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단군신화 같은 영국 민족의 고대 서사시입니다. 이 작품의 첫 소절이 다음과 같습니다.
Hwæt! Wé Gárdena in géardagum
hú ðá æþelingas ellen fremedon.
읽기도 어려운 이 희한한 언어가 바로 고대영어(Old English)입니다.
대강의 뜻을 적어보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어요.
“보라 창을 든 데인족의 영광에 빛나는 업적을!
왕들의 전해진 명성을 우리는 들었도다.
군왕들이 전장에서 용맹을 발휘한 이야기를.”
영어라기보다는 독일어나 스칸디나비아어에 가까운 언어가 바로 고대영어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우리가 오늘날 배우는 영어는 바로 이 고대영어에서 출발했다는 것이죠^^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다음번에는 영어의 역사 2편 중세영어와 현대영어 편을 올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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